디지털 유산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를 유언장에 포함해야 하는 이유

다음세상계정 2025. 8. 12. 10:33

요약: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를 유언장에 포함해야 하는 이유

  •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는 나의 생각과 기록이 담긴 소중한 디지털 자산입니다.
  • 아무런 조치 없이 사망하면 도메인 만료나 서버 종료로 콘텐츠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 저작권, 계정 접근 권한 등 법적 문제를 예방하려면 유언장에 관련 내용을 명확히 담아야 합니다.
  • 블로그는 유족에게 기억을 전하는 디지털 추모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 유언장에는 사이트 유지 여부, 접근 정보, 보존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디지털 시대의 자아 표현: 개인 웹사이트와 블로그는 ‘또 하나의 나’다
디지털 기술이 일상화된 지금,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는 단순한 취미나 기록의 수단을 넘어서 삶의 흔적이자 고유한 정체성을 담은 디지털 자산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생각, 신념, 취향, 그리고 경험을 구조화된 방식으로 아카이빙해 왔다. 특히 오랜 기간 운영된 블로그나 도메인 기반의 개인 홈페이지는 창작자의 고유한 사상과 감정을 담고 있으며, 때로는 책이나 작품보다도 더 방대한 인생 데이터를 담고 있다. 이러한 공간은 사망 후에도 고인의 기억을 담는 창처럼 기능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소유자의 사망을 맞이하면, 도메인 갱신이 되지 않아 자동 만료되거나, 호스팅 서버가 정지되어 컨텐츠가 통째로 사라질 수 있다. 이는 유족 입장에서도 상실감을 더할 수 있으며, 고인을 기억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을 복구 불가능하게 만든다. 따라서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는 유언장 내에 반드시 명시해 관리 주체, 유지 여부, 아카이빙 방식 등을 사전에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를 유언장에 포함해야 하는 이유

2. 저작권과 운영권의 귀속 문제: 명시하지 않으면 소멸될 수 있다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에는 텍스트, 사진, 영상, 음악 등 다양한 저작물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이지만, 소유자의 사망 시 자동으로 보호가 연장되거나, 유족에게 권리가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명확한 지침 없이 서버나 플랫폼의 이용약관에 따라 일정 기간 미접속 시 계정이 삭제되는 경우, 컨텐츠와 저작권 모두가 소멸되거나 플랫폼 측에 귀속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티스토리나 워드프레스 기반 블로그, 네이버 블로그, 개인 서버 기반의 웹사이트 등은 각기 다른 정책을 가지고 있으며, 사망자의 저작물을 보호하고 유지하기 위해선 계정 접근 권한과 명시적 저작권 이전 지침이 유언장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 때 ‘누가 이 사이트를 관리할지’, ‘컨텐츠는 계속 공개될지, 아니면 비공개로 전환될지’, ‘특정 글이나 자료를 삭제할지’ 등도 세부적으로 지정해두는 것이 권장된다. 그렇지 않으면, 법적 공방이 벌어질 수 있고 고인의 의지와 무관한 방식으로 디지털 자산이 사라질 수 있다.

 

3. 고인의 기록을 역사로 남기는 방법: 보존과 기념의 측면
가족에게 있어 개인 블로그나 홈페이지는 단순한 추억을 넘어서 고인을 다시 만나고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이다. 특히 여행기, 육아 일지, 일기, 철학적 글쓰기, 창작 시나리오 등은 생전 고인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가장 깊이 보여주는 창이다. 실제로 사망한 블로거나 작가의 사이트를 보존하려는 유족이나 팬들의 움직임은 국내외에서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일부는 디지털 기념관 형태로 전환되기도 하고, 일부는 글을 모아 책으로 출간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보존 활동은 생전의 ‘승인’이 있어야만 법적·윤리적으로 가능하다. 유언장에 이 사이트의 향후 방향을 명시하지 않으면 유족은 사적으로 보관하거나, 플랫폼에 의해 삭제되거나, 타인에게 악의적으로 도용당할 수도 있다. 특히 고인의 정치적, 종교적 발언 등이 포함되어 있을 경우 사후 논란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도 유언에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

 

4. 디지털 상속의 시작점으로서 기능하는 계정들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는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 이메일 계정, 도메인 등록 업체 계정, 서버 호스팅 계정, 콘텐츠 관리 시스템 계정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 역시 유언장에 명시하지 않으면 접근이 불가능해진다. 예컨대 홈페이지 도메인을 구입한 계정이 사라지면 사이트 주소 자체가 사라지고, 웹사이트가 저장된 서버의 계정 비밀번호를 유족이 모르면 콘텐츠도 복원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모든 연결 구조를 하나의 체계로 보고, 블로그 및 홈페이지를 ‘핵심 디지털 유산’으로 지정하는 것은 디지털 상속계획의 시작점이 된다. 유언장에는 단순히 URL만이 아니라, 관련된 계정과 비밀번호 관리법, 백업 파일 보관 위치, 사후 접근 방식, 유지 비용 지불자 등에 대한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특히 유족이 IT에 익숙하지 않다면, 디지털 관리자나 대행인을 지정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이처럼 개인 웹사이트는 고인의 삶과 명예를 지키는 디지털 자산이자, 법적·기술적 정리를 필요로 하는 ‘생전 설계 자산’이므로 유언장 포함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