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산

디지털 유언장에 포함해야 할 ‘의외의 계정’ 리스트

다음세상계정 2025. 8. 15. 10:55

 

✅ 요약

  • 디지털 유언장엔 이메일, 은행 말고도 ‘생각 못한 계정’들이 꼭 포함돼야 한다.
  • 쿠팡, 네이버 웹툰, 카카오 이모티콘 같은 생활형 계정도 법적·재정적 분쟁이 생길 수 있다.
  • 사진·메모·캘린더 계정은 감정적 유산이므로 삭제 대신 전달 방식까지 명시가 필요하다.
  • 자동 로그인된 디바이스 내 계정 정보는 기기와 함께 정리되어야 상속이 가능하다.
  • 구독형 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까지 포함해야 진짜 완성된 디지털 유언장이 된다.

 


1. 사소하지만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계정들
우리는 디지털 유산이라 하면 보통 은행 계좌, 이메일, SNS, 클라우드 저장소 등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실제로 사망 후 유족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이런 핵심 계정보다 평소 인식하지 못했던 ‘의외의 계정’들이다. 예컨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계정(쿠팡, 11번가, 위메프 등)은 자동결제, 적립금, 구매 내역 등 재정적으로 의미 있는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고, 미정리 시 소송이나 환불 분쟁의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예는 웹툰·이북 플랫폼 계정이다. 유료로 구매한 콘텐츠가 수십, 수백 권에 이르는 경우도 있고, 이러한 디지털 콘텐츠는 저작권상 단순 상속이 불가능할 수도 있어 명시적 처리가 필요하다. 법적으로 민감한 사항은 아니더라도, 가족이 접근하기 어려운 로그인 정보들이 모호하게 남겨져 있으면 처리 자체가 막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 감정적 가치가 높은 ‘비금융성’ 계정들
계정 가운데 특히 디지털 유언장에 포함해야 하는 것이 바로 사진 앨범과 메모 앱, 일정관리 도구와 같은 감정 기반 계정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 중인 Google 포토, iCloud 사진, 네이버 메모, Samsung Notes, 캘린더 등은 일상과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두는 공간이다. 이러한 서비스에는 여행 사진, 가족 행사, 아이 성장 기록, 투병일지, 친구와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사망 후 누군가가 해당 계정에 접근하지 못하면 소중한 추억이 영영 사라지게 된다. 특히 메모 앱에는 암호나 금융 계정의 힌트 정보, 사적인 고백이나 미공개 기록들이 있을 수 있어, 유족의 정서 회복이나 실무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런 정보들은 유언장에 포함하여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3. 자동 로그인된 디바이스 기반 계정들
계정을 유언장에 기록할 때 빠뜨리기 쉬운 부분이 바로 디바이스 기반의 자동 로그인 계정들이다.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에 저장된 계정 정보들은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최근에는 앱 기반 금융 서비스(토스,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나 QR 결제, 심지어 디지털 지갑 기반의 신분증, 인증서까지 저장된 경우가 많아 해당 기기를 초기화하거나 접근하지 못하면 향후 공공 행정 및 금융 상속 절차에도 차질이 생긴다. 단순히 기기만 물려받는다고 해서 계정 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언장에 기기 명칭과 함께 그 안에 저장된 주요 앱 계정 목록을 함께 적어두는 것이 유용하다. 특히 안드로이드나 애플 계정 자체가 통합 로그인 허브로 기능하고 있기에, 하나의 계정이 수십 개의 서비스 접근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크다.

디지털 유언장에 포함해야 할 ‘의외의 계정’ 리스트

4. 구독·멤버십 계정 및 온라인 커뮤니티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동 결제형 구독 서비스 계정들이다.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왓챠, 멜론, 스포티파이 등은 가족이 인지하지 못한 채 계속 결제가 이뤄지는 대표적인 예다. 이외에도 직장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슬랙, 노션, 줌과 같은 업무 툴이나 드롭박스, 깃허브 같은 협업 도구 계정도 향후 업무나 공동 프로젝트 정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많은 이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포럼 계정(디시인사이드, 루리웹, 레딧 등)은 사적인 흔적이 많이 남는 공간이므로 유언장 내에서 보존할 것인지 삭제할 것인지 결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처럼 디지털 유언장에 기록되어야 할 계정은 단순히 ‘재정적 가치’만이 아닌 ‘심리적·관계적·사후 정리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하며, 각 항목은 ‘목적별로 구분해 정리’하는 것이 효율적인 디지털 유산 설계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