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튜브 채널은 자산인가? 죽음 이후에도 계속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
유튜브는 단순한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 아니다. 오늘날 많은 창작자들에게 유튜브는 중요한 수익 창출 수단이자 일종의 ‘디지털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광고 수익, 슈퍼챗, 채널 멤버십, 후원 링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이 발생하며, 콘텐츠가 계속 노출되고 조회되는 한 수익도 자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런데 채널 운영자가 사망하게 되면 이 자동화된 수익은 어떻게 처리될까? 유튜브의 수익 구조는 유튜브 채널 자체가 아닌, 구글 애드센스 계정을 통해 정산되는 방식이다. 즉, 창작자가 사망하더라도 애드센스가 연결된 은행 계좌와 세금정보가 유효한 상태라면 일정 기간 동안은 계속 수익이 입금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수익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정당하게 상속받을 수 있는가에 있다. 구글은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 정책을 이유로 타인의 계정 접근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사망자의 계정이란 이유로 단순히 로그인 정보를 넘겨받아 관리하는 것은 법적‧기술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
2. 구글의 ‘사망 시 계정 관리자’ 제도와 상속 가능성
다행히 구글은 사용자의 사망에 대비해 ‘비상 연락처(Inactive Account Manager)’ 설정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가 사망하거나 장기 비활성화될 경우를 대비해 미리 신뢰할 수 있는 연락처를 지정하고, 지정된 데이터(예: 유튜브 채널, 이메일, 드라이브 등)에 접근 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통해 미리 설정을 해두었다면, 사망 시에도 지정된 수신자가 유튜브 채널을 포함한 여러 디지털 자산을 인수하고 수익을 이어받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기능이 설정되어 있지 않거나, 사망자 본인이 이를 준비해두지 않았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구글은 사용자의 사망 확인을 위한 문서(사망진단서, 유족 신원 증명, 법적 대리인 서류 등)를 요구하며, 이를 심사 후 계정 접근 권한을 부여할지 판단한다. 단, 이 절차는 계정 소유권을 이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제한적 접근만 허용하는 수준에 머무른다. 따라서 유튜브 수익을 완전히 이어받고자 한다면, 단순한 계정 이전이 아니라 채널의 소유권 및 수익 계좌를 상속 처리하는 공식 절차가 필요하다.
3. 유튜브 수익의 실제 상속 절차: 법적 상속인과 애드센스 계좌
유튜브 수익은 결국 애드센스를 통해 지급되는 수익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애드센스 계좌의 상속 처리가 핵심이다. 사망자의 계정에 연결된 애드센스가 유효하고, 수익이 적립되고 있었다면 상속인은 해당 계정을 통해 발생한 수익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를 금융 자산처럼 상속재산 목록에 포함시킬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디지털 자산은 실질적으로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유튜브 채널도 이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을 위해서는 채널 소유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문서(사망진단서), 상속인의 자격을 입증하는 서류(가족관계증명서, 유언장, 혹은 법원의 상속결정문 등), 그리고 관련 계좌 정보가 필요하다. 이 서류들을 구글에 제출하고 요청이 승인되면, 애드센스 수익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지거나, 새로운 계정으로의 이관이 허용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구글이 이관을 쉽게 승인하는 경우는 드물며, 대부분은 채널 자체를 아예 삭제하거나, 수익 지급을 종료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따라서 유튜버 본인이 생전에 이 문제를 인식하고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4. 유튜브 채널 상속의 현실과, 사전 대비의 중요성
최근 유명 유튜버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뒤, 유족이 채널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던 사례들이 국내외에서 다수 보고되고 있다. 팬들은 채널이 유지되기를 원하고, 유족은 수익과 사생활 보호 사이에서 갈등하는 등 디지털 유산을 둘러싼 감정적‧법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한다. 유튜브 채널은 단순한 플랫폼 공간이 아니라, 구독자라는 커뮤니티와 감정적 연결을 가진 **'디지털 생명체'**에 가깝기 때문에, 이 상속 과정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윤리적 고민도 포함하게 된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유튜버 본인이 생전에 자신의 유튜브 계정과 수익에 대해 사후 계획을 문서화해두고, 필요한 경우 ‘디지털 유언장’을 작성하거나 ‘비상 연락처’를 설정하는 것이다. 또한 가족과 채널 운영에 대해 공유해두고, 수익 계좌의 이체나 공동 운영 여부에 대해 협의하는 것이 좋다. 수익이 큰 채널일수록 법무법인이나 상속 전문 변호사의 자문을 통해 정확한 상속 구조와 소유권 이전 절차를 준비해야 한다. 유튜브 수익은 생전의 노력과 열정이 쌓인 결과인 만큼, 그것이 죽음 이후에도 헛되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남겨진 이들을 위한 마지막 배려이자 책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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