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산

사망한 사람의 구글 계정, 어떻게 처리되나?

다음세상계정 2025. 7. 31. 21:18

1. 사망자의 구글 계정은 왜 정리해야 하는가?

현대인의 삶에서 구글 계정은 단순한 이메일 주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Gmail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물론이고, Google 드라이브의 문서, 유튜브 채널, 구글 포토에 저장된 사진과 영상, 캘린더 일정, 심지어는 구글 지도 히스토리까지 모든 데이터가 한 계정에 통합되어 있다. 때문에 계정 소유자가 사망한 후 이 계정을 방치할 경우, 개인 정보 유출의 위험은 물론, 유족이 필요한 자료를 열람하거나 계정 내 중요한 콘텐츠를 복구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고인의 사진이나 가족 행사 자료, 재정 관련 문서가 담긴 구글 드라이브는 정서적·법적·실질적으로 중요한 유산으로 간주된다. 실제로 많은 유족이 사망자의 구글 계정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사전에 이를 대비하지 못한 경우 법적 절차조차 복잡하게 전개된다. 따라서, 사망자의 구글 계정은 반드시 사전에 정리하거나, 사후 적절한 절차를 통해 삭제 또는 보관되어야 한다.

사망한 사람의 구글 계정, 어떻게 처리되나?


2. 생전에 설정할 수 있는 구글의 ‘비활성 계정 관리자’ 기능

구글은 사용자 사망 또는 장기간 비활성 상태가 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비활성 계정 관리자(Inactive Account Manager)’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 기능은 일정 기간(예: 3개월, 6개월 등) 계정에 로그인이 없을 경우, 사용자가 지정한 ‘신뢰할 수 있는 연락처’에게 계정 내 일부 또는 전체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자신이 사망하거나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가족이나 친구에게 유튜브 채널, 이메일, 드라이브 콘텐츠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링크를 자동으로 발송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설정 절차도 간단하다. 구글 계정 > 데이터 및 개인정보 보호 > 더 많은 옵션 > 비활성 계정 관리자 메뉴에 접속하여 연락처 등록, 데이터 공유 범위, 계정 삭제 여부 등을 순서대로 설정하면 된다. 이 기능은 계정 사용자가 사망 이후에도 자신의 데이터가 무분별하게 남지 않도록 정리하는 중요한 디지털 유산 관리 도구로, 미리 설정해두는 것이 매우 권장된다.


3. 사망자의 계정을 유족이 직접 요청하여 삭제하거나 접근하는 방법

만약 사망자가 비활성 계정 관리자를 설정해두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하였다면, 유족은 구글에 직접 요청을 보내 계정의 일부 데이터 접근이나 삭제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구글은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따라 사망자의 계정을 임의로 유족에게 넘기지는 않지만,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계정 삭제 혹은 제한된 접근을 허용할 수 있다. 먼저, 구글 공식 고객센터의 ‘계정 관련 문제 보고’ 페이지에 접속하여 ‘사망자 계정 요청’ 옵션을 선택한 후, 신청자의 신분증 사본, 사망자와의 관계를 증명하는 서류(가족관계증명서 등), 사망진단서, 요청 내용 요약 등을 제출해야 한다. 요청은 영문으로 작성되며, 검토에는 통상 수 주가 소요된다. 다만, 유족이 요청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적이며, 예를 들어 이메일 본문 전체나 구글 포토 전체 다운로드는 거의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생전에 ‘공식 위임’을 받지 않은 경우 유족이 계정 접근에 성공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따라서 계정 삭제보다는 사전 정리와 백업이 훨씬 효율적인 방식이 된다.


4. 디지털 유산으로서의 구글 계정 관리의 중요성과 준비 전략

구글 계정은 현대인의 ‘디지털 자서전’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정보와 추억을 담고 있다. 그러므로 이를 단순히 사망 후 삭제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디지털 유산으로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유족에게 전달하고 싶은 사진, 영상, 문서, 메일 내역이 있다면, 생전에 사본을 클라우드 외부 저장소에 이중 백업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전달해 두는 것이 좋다. 또한 ‘디지털 유언장’의 일환으로 어떤 계정을 어떤 식으로 처리해달라는 의사를 미리 남겨두는 것도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디지털 유산 관련 법적 기준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사망했을 때의 디지털 자산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결국 남겨진 사람에 대한 마지막 배려가 된다. 가장 바람직한 방식은 비활성 계정 관리자를 활성화하고, 중요한 계정 정보와 정리 요청을 문서화하여 가족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생전 준비만 잘 해둔다면, 디지털 유산은 유족에게 감정적으로도, 실용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